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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쌓을 때 강제로 끌려와서 일들 했어


(5) 저수지 쌓을 때 강제로 끌려와서 일들 했어

1942년도에 기공식을 했는데, 사람들이 ‘호국대’로 끌려와서 강제로 일했어. 서천, 부여 2개 군에 강제동원령을 내려서 의무적으로 한 가구당 한 달 이렇게 일을 시켰어. 이 동네에서 흙구루마 끌고 삽질한 사람들은 돈을 하나 안 줬어. 특별인부라고 발파 기술자, 흙 파는 기술자, 또 철 놓는 기술자들만 데리고 다니며 돈을 주고. 그전에는 포크레인이 흙을 파는 게 아니고 사람이 팠는데, 밑에서부터 팠어. 밑에서부터 파내면 흙이 넘어지거든. 파다가 넘어질 것 같으면 얼른 피해야 해. 안 피하면 죽어. 여기서도 몇 사람이 죽었어. 무너지는 걸 모르니까 그냥 깔려죽는 거야. 여러 사람 죽었어.

한창 때는 일하는 사람이 삼백 명도 더 됐지. 그렇게 끌려오면 밀밥을 줬어. 밀을 찧어서 준 게 아니라 통으로 삶아서 주니까 먹어도 소화가 안 돼. 배고프고 힘들고 그러니까 며칠 하다 도망을 가. 도망가면 잡으러 다니는 사람이 있어. 회사에서 건달로 먹이는 사람이 있어. 걸렸다가는 늑신 맞는 거야. 엎드려뻗쳐 놓고 곡괭이 자루 빼서 막 두드려 패는 거야. 저 저수지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냐. 눈물로 쌓은 거야.

-2016년 1월 15일_박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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