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생활 식생활 주생활_목화를 따서 물레로 자아서
1. 목화를 따서 물레로 자아서
옛날에는 식구가 많았어. 우리도 열세 식구가 살았어. 그렇게 사니까 홑저고리를 만들려고 해도 일이 많지. 목화를 따서 물레로 자아서 삶아서 날아서 베를 매서 짜. 짜서 바지감은 꺼멍물 들이고 저고릿감은 분홍물 들여서 엄니가 치수에 맞게 다 베어 내. 그걸 다 꿰매려면 한 열흘은 꿰매야 해. 새로 난 조카들 것, 오빠들 것 다 해야지. 아버지 거랑. 막 이만치 쌓아 놔. 자면서도 하고 낮에도 하고 그랬어. 다 해 놓으면 재밌어.
그전에는 물감이 있었어. 새푸랑놈, 배차색, 노랑놈, 분홍색, 연두색 다 있었어. 물감을 사다가 물들여서 다듬이로 두드려. 참새나 뭐가 앉으면 날아갈 정도로 빤득거리게 해서 널어서 그놈을 또 다려야 해. 다리미로, 인두로. 힘들어도 해놓으면 재밌었어. 옛날에는 살기가 재밌었어.
-2016년 1월 21일_임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