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오싹 귀신과 도깨비_퐁당퐁당 물 건너는 외발 도깨비
7.퐁당퐁당 물 건너는 외발 도깨비
어려서 이쪽 동네서 저쪽 동네로 애들 다섯이서 교회를 가. 크리스마스 연습하려면 저녁에 냇물을 건너가야 해. 연습하다 보면 밤 열두시에도 오고 한시에도 오고 그랬지. 집에 오려면 냇물에 불이 켜져 있어. 도깨비불이. 도깨비불이 켜져 있으면 서로 앞에 안 가려고 해. 이렇게 서로 손 붙잡고 한 줄로 서서 쪽 오면 없어져. 사람이 같이 오면 없어져. 이렇게 건너오면서 돌아보니까 쪽하니 학생들 단추 단 것처럼 하얀 거 단 것이 이렇게 막대기로 물을 쑤시는 것마냥 건너가더라고. 사람은 이렇게 두 다리로 건너가잖아. 그런데 그것은 퐁당 퐁당 퐁당 이렇게 물을 찌르는 것마냥 가더라고. 외발이 맞는가 봐. 이렇게 외다리로 찌르는 것마냥 건너가더라고. 건너오고 다시 돌아다보면 또 있어. 그 자리에. 그 자리에 또 있더라고.
-2016년 3월 4일_김영자